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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하우스

  • 작성자 사진: 관리자
    관리자
  • 2025년 12월 27일
  • 1분 분량

집 안에 인형이 하나 놓여 있을 뿐인데

이 영화는 소리를 키워서 놀라게 하거나,

갑자기 무언가를 튀어나오게 만드는 방식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대신 아주 조용한 장면에서 출발한다.

사람이 살고 있는 집과 그 안에 놓인 인형 하나


처음엔 이상할 게 없다.

조금 낡았고, 조금 오래된 인형일 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인형이 집 안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달라진다.

공간이 아니라, 감정의 자리다.


이 집은 언제부터 불편해졌을까

〈돌 하우스〉는 공포를 이벤트로 만들지 않는다.

놀라게 하지도, 설명하지도 않는다.


인형은 가만히 있는데 시선은 계속 그쪽으로 간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집 안의 공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어느 순간부터 집은 쉬는 공간이 아니라

머물면 안 될 장소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이 영화의 공포는 무엇이 나타나느냐보다

무엇이 사라지지 않았느냐에 가깝다.


인형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영화를 보다 보면 이 인형은 무서운 존재라기보다

누군가의 감정을 대신 보관하고 있는 물건처럼 느껴진다.


놓아주지 못한 마음,

말로 꺼내지 못한 상실,

끝났다고 믿고 싶었던 기억들.


인형은 침묵하고 있지만,

그래서 더 많은 이야기를 대신 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집 안에서 가장 조용한 존재가 가장 많은 감정을 들고 있다.


다 보고 나서야 느껴지는 것

〈돌 하우스〉를 보고 나면 무서웠다라는 말보다는

기분이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공포 영화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상실 이후의 시간과

그 시간을 견디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집, 가족, 기억 그 모든 것이 인형 하나에 겹쳐져 있을 뿐이다.


리뷰의 끝에서

이 영화는 크게 소리 내어 놀라게 하지 않는다.

친절하게 설명해주지도 않는다.


대신 영화가 끝난 뒤, 집 안 어딘가를 한 번 더 보게 만든다.

그 시선 하나가 남는다면, 이 영화는 이미 제 몫을 다한 셈이다.


돌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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