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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롤

  • 작성자 사진: 관리자
    관리자
  • 2025년 12월 25일
  • 1분 분량

연말이 되면, 이 영화가 다시 떠오른다

크리스마스 캐롤은 어릴 때 보던 크리스마스 애니메이션으로 분류되기엔

생각보다 마음을 많이 건드리는 영화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조금 무서웠다.

유령이 나오고, 표정은 과장되어 있고, 분위기는 계속 어둡다.

“이걸 왜 크리스마스에 보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나이가 조금 들고 나서 다시 보니, 무서운 건 유령이 아니라 스크루지의 삶이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미뤄둔 것들에 대해

스크루지는 전형적인 악인이 아니다.

누군가를 해치려고 사는 사람도 아니다.

그는 그저 효율적으로 살았을 뿐이다.


일이 먼저였고, 감정은 나중이었다.

사람보다 숫자가 편했고, 관계는 관리 대상에 가까웠다.


이게 익숙하게 느껴진다면,

이 영화는 이미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이 영화가 연말에 어울리는 이유

로버트 저메키스의 연출은 화려하다기보다 차갑다.

런던의 거리도, 집 안도 따뜻하지 않다.

그래서 더 선명하게 대비된다.

사람이 없는 공간이 얼마나 쓸쓸한지.


그리고 짐 캐리의 연기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날것이다.

웃음기 있는 배우라는 이미지와 달리, 이 영화 속 표정은 계속 일그러져 있다.

그 덕분에 변화의 순간이 더 크게 느껴진다.


이 영화는 감동을 밀어붙이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묻는 쪽에 가깝다.


“지금 그대로 괜찮은가?”


크리스마스 영화지만, 사실은 한 해 정리용 영화

크리스마스 캐롤은 트리 옆에서 가족과 웃으며 보기보다는,

연말 밤에 혼자 조용히 보기 좋은 영화다.


잘 살아왔는지, 놓친 사람은 없었는지, 괜히 무뎌진 건 아닌지

영화가 끝나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기보다는 조금 말랑해진다.


연말엔 그 정도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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